'2009/09'에 해당되는 글 30건

  1. 2009/09/30 하토야마 내각 금융정책 놓고 덜거텅...각료들의 성급한 발언
  2. 2009/09/28 정상회담 마친 하토야마, 내치현안 산적...조정능력 시험대 올라
  3. 2009/09/28 하토야마 "핵폐기에도 선두에 서겠다"
  4. 2009/09/25 정상회담에서 보여준 하토야마의 외교스타일
  5. 2009/09/25 일본의 실세 오자와 이치로, "영국을 배우자"
  6. 2009/09/23 하토야마 日총리 정상외교 시동...후진타오 중국주석과 회담
  7. 2009/09/22 하토야마 내각, 정책이견 속출...조정능력 시험대 올라
  8. 2009/09/19 하토야마 “현장 찾는 총리 될 것”...숨가쁜 개혁행보
  9. 2009/09/18 하토야마 정권, 출범 첫날부터 고강도 개혁 드라이브
  10. 2009/09/15 일본, 4대 연속 세습총리 탄생 눈 앞에
  11. 2009/09/15 일본 연구팀, 태양보다 80억배 밝은 초신성 발견
  12. 2009/09/14 일본 지배엘리트의 국가성장전략 교체<특파원칼럼>
  13. 2009/09/14 출범 5년만에 벽에 부딪힌 일본 로스쿨....한국은?
  14. 2009/09/14 변호사 급증으로 격변에 휩싸인 일본 법조계
  15. 2009/09/11 3당 연립합의 하루만에 미국의 견제 시작...인도양급유 지속 촉구
  16. 2009/09/11 일본 민주, 사민, 국민신당 3당 연립정권 배경과 전망
  17. 2009/09/09 일본 민주당, 연립정권 협의 막판 진통...외교안보정책 초점
  18. 2009/09/09 하토야마 정권, 중국과 '훈풍'....미국과 미묘한 긴장 유지
  19. 2009/09/07 일본 극우역사교과서, 채택률 1% 돌파...4년새 4배증가
  20. 2009/09/07 하토야마 내각 주요인선....오카다 외상, 간 국가전략상
  21. 2009/09/04 하토야마-오바마, 첫 전화회담....미일 동맹 재확인
  22. 2009/09/04 하토야마 시대의 한일관계...한일 신시대 기대감 높아
  23. 2009/09/03 하토야마 정권 지지율 71%...공약 실현에는 기대 불안 공존
  24. 2009/09/03 달라지는 일본의 대외 정책... 脫미 아시아 중시 정책
  25. 2009/09/01 도전 받은 경제대국 일본....민주당의 신경제정책 (1)
  26. 2009/09/01 하토야마 정권, 출범전부터 미국과 삐걱...대등외교
  27. 2009/09/01 판갈이 된 일본 정치판, 새로운 이합집산 가능성
  28. 2009/09/01 수술대에 오른 일본의 관료권력
  29. 2009/09/01 일본 정계 최대실력자로 떠오른 오자와 이치로,
  30. 2009/09/01 시험대에 선 일본 정치권, 여야 체제정비 서둘러 (1)
가메이 금융상·후지이 재무상 잇단 정책 혼선

일본의 하토야마 내각이 금융정책을 놓고 잇달아 혼선을 빚고 있다.

가메이 시즈카(龜井靜香) 금융상의 중소기업 대출금 상환유예제도(모라토리엄 법안) 추진으로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지는 데다 후지이 히로히사(藤井裕久) 재무상마저 환율시장 개입 정책을 놓고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내각의 금융정책 ‘투톱’인 금융상과 재무상이 신중치 못한 발언으로 금융시장의 혼란을 자초한 꼴이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전날 긴급 ‘정부·연립여당 수뇌회의(당정 수뇌회의)’에 이어 29일에도 내각회의를 열어 연립여당의 정책 조정에 나섰지만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29일 보도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이날 금융위기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개인의 금융기관 대출금 상환을 3년 정도 유예하자는 가메이 금융상의 대출금 상환유예 주장과 관련해 “아직 여당 내 합의가 없다”고 밝혀 사실상 수용하지 않을 뜻임을 밝혔다.

하지만 연립 파트너 국민신당의 당수인 가메이 금융상은 “(총리가 반대한다면) 나를 경질하면 된다”면서 초강경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금융청은 가메이 금융상의 지시에 따라 내달 9일까지 관련 법안을 작성해 임시국회에 제출할 방침인데, 그 이전에 조율되지 않으면 연립여당 운영에 작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후지이 재무상의 발언도 논란이다. 후지이 재무상은 29일 내각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외환시장이) 비정상적으로 움직인다면 국익을 위해 취해야 할 조치는 취할 수 있다”며 환율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자신이 지난주 G20(주요 20개국) 금융정상회의가 열린 미국 피츠버그에서 “(엔화 강세를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던 것을 뒤집은 것이다. 당시 후지이 장관의 외환시장 불개입 발언으로 일본 금융시장에서는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88엔대 초반까지 하락하는 등 혼란을 겪었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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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항공 도산위기·얀바댐 중단 반발 등 현안 산적

미국에서 정상외교 신고식을 마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사진) 일본 총리가 귀국과 함께 만만치 않은 현안들과 맞닥뜨렸다.

부실경영으로 ‘추락 위기’에 빠진 일본항공(JAL)을 재건해야 하는 데다 얀바댐 등 대규모 토목공사 중단으로 인한 현지 주민과 지자체의 반발도 무마해야 한다. 게다가 연립파트너인 국민신당의 ‘중소기업 대출 상환 유예제도’ 추진에 대한 내각 내 혼선을 해소하는 일도 당면 과제로 떠오르고 있어 하토야마 총리의 내치 조정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일본 최대 항공사인 JAL은 6월 말 현재 자기자본비율이 9.3%까지 떨어져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향후 3년간 최대 4500억엔(약 5조9000억원)의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JAL 측은 이를 위해 3년 내 6800명 감원과 국내외 50개 노선 폐지, 외국자본 유치 등의 경영개선계획을 제시했지만 채권단은 신중한 입장이다. JAL이 2001년 이후 세 차례나 정부 구제금융을 받고도 고질적인 방만경영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토야마 내각과 민주당도 역대 자민당 정권의 기업구제금융을 ‘부실기업 특혜’ ‘세금낭비’라고 비판해왔기 때문에 섣불리 지원에 나서기 힘든 상황이다.

4600억엔(약 6조원) 규모의 얀바댐 공사 중지를 둘러싼 갈등도 위험수위다.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국토교통상은 지난 23일 댐 공사 현장인 군마현을 방문해 현지 주민들에게 정부 방침에 대한 양해를 당부했지만 주민들은 대화를 거부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총선에서 예산낭비형 대규모 토목공사 중단 방침을 천명했기 때문에 경제적 타당성이 떨어지는 얀바댐 공사를 멈출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마에하라 교통상은 28일 댐공사 중단에 대한 주민 보상을 위해 새로운 법안을 내년 통상국회에 제출하겠다고 협상안을 제시했지만 현지 주민들은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며 계속 반발하고 있어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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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토야마 유엔 연설… 자민당 정권과 차별화
외상 “CTBT 비준 안한 北 등에 특사 파견”

2차대전 때 핵 폭격을 당했던 일본의 하토야마 신임 총리가 핵 폐기 문제에서 일본이 이니셔티브(주도권)를 쥐겠다고 밝혔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사진)는 24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본회의 연설에서 “핵 비확산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처가 매우 어렵고 중대한 국면에 처해 있는 상황”이라면서 “핵 폐기를 위해 일본이 선두에 서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일본이 핵 공격의 유일한 희생국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일본은 핵 보유국들에 핵군축으로 나아갈 것을, 비보유국에게는 핵무기의 유혹에서 벗어날 것을 촉구할 수 있는 가장 설득력을 지닌 국가”라고 강조했다.

이는 역대 자민당 정권이 미국의 핵감축 정책에 뒤에서 조용한 지지를 보내는 데 머물렀다면 하토야마 정권은 구체적 행동으로 핵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이를 위해 일본이 핵무기의 제조·보유·반입을 금지하는 ‘비핵 3원칙’을 견지하면서 ‘핵실험전면금지조약’(CTBT)과 ‘무기용핵분열물질생산금지조약’(컷오프 조약) 등의 조기 실현에 외교적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토야마 총리의 이 같은 핵정책 기조에 따라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외상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CTBT 제6회 발효 촉진 회의에서 “조약의 조기 실현을 위해 일본이 미서명 미비준 국에 고위급 특사를 파견해 서명과 비준을 직접 설득하겠다”고 제안했다.

현재 미국과 중국, 인도, 파키스탄, 이란, 이스라엘, 북한 등 9개국이 CTBT를 비준하지 않고 있는데, 일본이 특사외교로 돌파구를 뚫겠다는 것이다.

하토야마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또 국제사회의 여러 문제에 대한 일본의 ‘가교적 역할’을 강조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특히 ▲세계 경제위기에 대한 대처 ▲온실가스 삭감 ▲핵군축 확산 ▲평화구축 개발 빈곤문제 해결 ▲동아시아 공동체 건설 등 5개 항목에서 “일본이 국제사회의 다리가 되겠다”고 밝혔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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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가 22, 23일 미국 뉴욕에서 한국·미국·중국·러시아·호주 등 5개국 정상과 연쇄 개별회담을 가지면서 국제외교 무대에 첫 신고식을 치렀다. 하토야마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탈관료 외교와 현실적 대미 접근, 하토야마 이니셔티브 등 자신만의 독특한 외교 스타일을 선보였다.

◆탈관료 외교=하토야마 총리는 이번 회담 과정에서 관료 입김을 철저히 배제했다. 그동안 일본의 정상회담은 외무성 심의관이나 담당 국장 등이 상대국과 사전 조정을 벌인 뒤 이를 토대로 진행됐다. 그러다보니 총리들이 회담 과정에서 외교관료들이 작성한 메모를 읽는 데 급급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하토야마 총리는 첫 회담인 후진타오 중국 주석과의 회담에서부터 관료들의 사전 조정을 거치지 않고 자신이 직접 준비한 내용으로 발언했다. 하토야마 총리의 유엔 기후변화 정상회의 연설(22일)도 외교관료들을 배제한 채 정치인 출신인 후쿠야마 데쓰로 외무부상이 작성했다.

탈관료 원칙을 내치뿐 아니라 외교에도 적용하려는 시도지만 정상회담 후 브리핑 과정에서 정치인 각료들이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브리핑이 수차례 끊기는 등 매끄럽지 않은 모습도 노출해 국내외 언론의 불만을 샀다.

◆선신뢰·후현안=하토야마 총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현실노선에 충실했다. 일본 민주당의 외교노선에 대해 미국 내에서 탈미 또는 반미라는 의구심이 높았는데, 하토야마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이를 불식시키고 신뢰를 구축하는 데 주력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미 언론을 상대로 “일미 안보 체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의 토대”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의 총선공약인 주일미군 기지 재편이나 자위대의 인도양 급유활동 중단 문제 등은 아예 거론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오는 11월 일본에서 열릴 오바마 대통령과의 2차 정상회담으로 ‘갈등의 불씨’가 넘어갔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하토야마 이니셔티브’ 논란= 하토야마 총리는 총선 공약이었던 ‘2020년까지 온실가스 1990년 대비 25% 감축’을 국제공약(하토야마 이니셔티브)으로 제시했다. 온실가스 외에도 전 지구적 문제 해결에 일본이 적극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덕분에 그는 일본 총리로서는 전례가 없을 정도로 국제사회로부터 큰 박수와 찬사를 받았지만 정작 일본 내에선 산업계를 중심으로 지나치게 높은 목표를 제시했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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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정권교체후 의회운영 연구목적 런던行
언론 “내년 참의원선거 대비 새 전략짜기”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가 미국 뉴욕에서 정상외교 ‘신고식’을 치르는 사이 일본 정계의 최고 실력자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사진) 민주당 간사장은 영국으로 출국했다. 일본 언론들은 오자와의 영국 방문에 대해 단순한 의원외교나 시찰 목적이 아니라 내년 7월 참의원 선거에 대비한 새로운 전략짜기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23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엿새 일정으로 영국 런던을 방문 중인 오자와 간사장은 현지에서 노동·보수 양당 관계자와 정부 각료들을 두루 접촉할 예정이다. 그의 영국 방문은 1997년 신진당 당수 자격으로 방문한 이후 12년 만이다.

오자와 간사장의 한 측근은 “영국에는 양대 정당에 의한 정권교체가 정착돼 있기 때문에 이번 방문을 통해 정권교체 이후 여당이 의회를 어떻게 이끌어 가는지 연구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일종의 ‘영국정치 배우기’를 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오자와 간사장 일행이 이 기간에 영국 국회의 심의 방법, 선거운동, 기업단체 헌금 금지, 공무원 제도 등을 연구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기자단 동행을 거부하는 바람에 자세한 현지 활동 내용은 베일에 가려 있다.

일본 민주당의 ‘영국 배우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8·30 총선에서도 매니페스토(정권공약)를 작성하면서 영국 사례를 많이 참고했다. 간나오토(管直人) 국가전략상(당시 대표대행) 등은 공약 작성을 위해 직접 영국을 찾았다. 특히 민주당이 ‘탈관료 정치 주도의 국정운영’을 모토로 총리에게 권력을 집중시키고 정치인들을 각 부처에 전면 배치하는 방식 등은 영국을 모델로 삼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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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 시작… 美·韓·러와 정상회담
우애기반 ‘신외교구상’ 구현 관심집중

일본의 ‘하토야마호’가 본격적인 정상외교에 시동을 걸었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21일(현지시간) 후진타오 중국주석과의 첫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24일까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등과 연쇄 정상회담에 들아간다. 우애철학에 기반한 하토야마의 ‘신외교구상’이 어떻게 구현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첫 회담인 중일 정상회담은 역대 양국 간 정상회담 가운데 가장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하토야마 총리는 이날 후진타오 주석에게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신뢰관계를 구축해나가고 싶다”면서 ‘동아시아 공동체 창설’을 공식 제안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또 양국이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는 ‘동중국해 가스전’과 관련, “다툼의 바다를 우애의 바다로 만들고 싶다”면서 양국 공동개발의 가속화를 촉구했다.

후 주석은 이에 대해 “평화 우호 협력의 바다로 만들자”고 화답하면서 ▲수뇌급의 왕래 확대 ▲민간교류 활성화 ▲경제무역 관계 강화 ▲아시아 및 세계적 규모의 문제에 대한 협력확대 ▲대국적인 견지에서 양국 간 견해의 차이 해결 등 5개항을 제안했다.

양국은 다음날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한중일 정상회의’ 등을 통해 양국 간 협력방안을 더욱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미일 정상회담(23일)에 앞서 이날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외상이 뉴욕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만나 양국 간 쟁점을 사전조율했다.

양국은 먼저 미일동맹 강화에 합의했다. 클린턴 장관은 “미일 동맹은 미국 외교의 초석이다. 공동 가치관과 보다 좋은 미래를 위해 동맹관계를 더욱 깊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고, 오카다 외상도 “동맹 관계를 30년, 50년 지속가능한 관계로 만들자”고 화답했다.

양국 최대 현안인 주일미군 재편에 대해선 미국 측이 8·30 총선 이후 처음으로 협상의 뜻을 밝혔다. 오카다 외상이 “민주당으로는 (기존 합의에) 의문을 갖고 있다. 양국이 잘 상의했으면 좋겠다”고 하자 클린턴 장관은 “현행 계획의 실현이 기본”이라면서도 “파트너 정신으로 서로 이야기해 갈 생각”이라고 답했다.

오카다 외상은 또 자위대의 인도양 급유활동 중단과 관련, 미국의 대테러전쟁 수행을 돕기 위한 대체방안으로 아프간에 대한 경제부흥지원 확대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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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토야마 내각·민주당 조정 능력 시험대 올라

지난 16일 출범한 일본의 3당 연립정권(민주·사민·국민신당)이 초반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하토야마 내각 내에서 충분한 의사 소통과 사전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채 3당이 저마다 정제되지 않은 주장과 의견을 쏟아내고 있어 ‘정책 혼선’이 일고 있다. 이 때문에 하토야마 내각과 민주당의 조정 능력이 출발부터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사민, 국민신당은 민주당이 국정 운영의 핵심 기능을 담당하는 국가전략실을 설치하면서 자신들을 배제한 것에 반발하고 있다. 국민신당의 한 간부는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에서는 국가전략실에 관한 자료가 나돌고 있는데, 우리에게는 상담도 보고도 없었다. 적어도 ‘이런 형태로 한다’는 설명 정도는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양당은 또 내각 출범 이후 3당 간사장 회의가 한 번도 열리지 않은 데다 3당 정책 책임자들 간 협의의 장도 설치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사민당의 시게노 야스마사(重野安正) 간사장은 최근의 연립운영에 대해 “충분한 의사소통이 되지 않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의사소통의 부재는 곧바로 정책 이견 속출로 이어지고 있다.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간사장은 지난 19일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한일의원연맹 회장)과 회담을 갖고 재일 한국인 참정권 부여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국민신당 대표인 가메이 시즈카(龜井靜香) 우정금융상은 20일 NHK 방송에 출연, “재일 외국인의 비율이 높은 지역이 있다. 이런 지역의 경우 일본인들의 의사가 지방정치에 반영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영주외국인 참정권 부여’에 반대했다.

민주당의 핵심 공약인 ‘자녀수당 지급’도 혼선을 빚고 있다. 민주당은 부모의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자녀 1명당 연간 31만2000엔을 지급할 방침이다. 하지만 사민당의 후쿠시마 미즈호(福島瑞穗) 소비자 담당 장관은 21일 아사히TV에 출연해 “한정된 예산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할까를 고민해야 한다”면서 부모 소득에 따라 지급을 제한할 것을 요구했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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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저에 있으니 질식할것 같다"… 직접 발로 뛰며 개혁 선봉에
내각 지지율 70%대 역대 2위

‘추경예산 관련 각료위원회 참석’, ‘후생노동성 장관과 사회보험청 장관 면담’, ‘이탈리아 조르조 나폴리타노 대통령과 회담’, ‘나카이 히로시 납치문제담당상 면담’, ‘다케다 쓰네카즈 일본올림픽위원회 위원장 면담’, ‘각 부처 사무차관 소집해 개혁 협조 직접 지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가 18일 오전에만 소화한 일정이다. 하토야마 총리는 지난 16일 취임 직후부터 자택과 총리 관저를 오가며 각 부처의 업무보고와 주요인사 면담, 유엔총회와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준비 등으로 숨돌릴 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총리 자신이 내각 개혁작업에 속도를 붙이기 위해 선두에 선 모습이다.

하토야마 총리는 특히 각 부처의 업무보고와 현황 파악 등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관저 밖으로 나와 가급적 현장을 찾아가는 정치를 펼칠 방침이다. 역대 자민당 총리들이 관저에서 파벌과 관료의 장벽에 둘러싸여 국민과 멀어졌던 것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하토야마 총리는 17일 저녁 관저를 나서면서 기자단에 “(관저에만 있느니까) 질식할 것 같다”면서 “여기에만 계속 있으면, 정보 부족 현상에 직면할 것 같다. 국민 여러분의 생각을 더욱 더 알고 싶은 만큼 현장을 찾는 총리가 되어야 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의욕적인 활동 덕분에 하토야마 총리는 출범 직후 조사된 일본의 4대신문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이 16∼17일 양일간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에서 하토야마 내각의 지지율은 75%를 기록했다. 마이니치(77%), 니혼게이자이(75%), 아사히(72%) 등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이는 내각 출범 여론조사(1978년 오히라 내각 이후)로는 역대 2위의 기록이다.

하지만 하토야마 내각의 개별 정책에 대해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온실가스를 2020년까지 1990년 대비 25% 감축하겠다는 방침에 대해선 찬성이 74%에 달했다. 자녀수당 지급도 찬성이 60%로 반대(35%)를 압도했다. 그러나 고속도로 무료화 정책에 대해선 반대가 61%로 찬성(30%)보다 높았고, 해상자위대의 인도양 급유활동을 내년 1월에 종료한다는 방침에 대해선 찬성과 반대가 각각 44%와 39%로 팽팽했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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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첫날부터 얀바댐 건설 중지 등 정책 쏟아내
관료들엔 기자회견 금지… 언론 “알권리 침해” 반발

일본의 하토야마 내각이 출범 첫날부터 거침 없는 개혁행보에 들어갔다. 신임 각료들이 취임 후 일정기간의 업무인수 기간을 거친 뒤 조심스럽게 정책 입장을 개진하던 관례를 깨고 취임과 동시에 ‘쾌도난마(快刀亂麻)’식으로 개혁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초반부터 하토야마표 개혁작업에 가속도를 내기 위한 조치이지만 반발 여론도 만만치 않아서 일본 사회가 벌써부터 뜨거운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개혁 ‘속도전’ 돌입=‘탈관료’를 내세운 하토야마 내각은 17일 첫 수순으로 관료의 입을 봉쇄했다. 정치인 각료를 제외한 차관급 이하 관료의 기자회견을 금지한 것이다. 과거 정권에서 관료들이 각료를 제쳐놓고 직접 언론을 상대하면서 정책 영향력을 키워온 ‘악습’을 없애기 위한 조치이다.

각 부처의 각료 취임회견도 개혁정책 발표장으로 변했다.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외상은 미국과 일본이 미군의 핵무기 탑재 선박 등의 일본 기항을 묵인하는 밀약을 맺었다는 의혹과 관련, 11월까지 조사를 완료하라고 지시했다. 국민에게 밀약의 존재를 숨겨온 관료들의 책임을 철저히 추궁하겠다는 입장이다.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국토교통상도 초대형 건설사업인 얀바댐 공사 중지를 명령했다. 1952년부터 추진돼온 얀바댐 공사는 4600억엔의 총 사업비 가운데 이미 3217억엔이 투입됐지만 민주당은 이 공사가 자민당과 관료, 건설업체의 3자 유착으로 이뤄진 대표적인 세금낭비 사례라고 지적해왔다.

기타자와 도시미(北澤俊美) 방위상은 해상자위대의 인도양 급유활동 시한 연장불가 방침을 밝혔다. 내년 1월로 다가온 급유활동 시한에 대해 미국 측이 최근 수차례 연장을 요구했지만 이를 거부한 것이다. 아울러 하라구치 가즈히로(原口一博) 총무상은 중앙정부의 지방 파견기관을 폐지하겠다고 밝혔고, 나카이 히로시(中井洽) 국가공안위원장은 경찰과 검찰 등의 수사 전과정을 녹음·녹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반발과 내각 내 불협화음=이 같은 속도전에 논란이 커지고 있다. 관료의 기자회견 금지조치의 경우 언론들이 ‘국민의 알권리 침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일선 관료들에 대한 취재가 막힐 경우 정부정책을 제대로 감시, 견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외무성의 핵밀약설 조사도 과거정권뿐 아니라 미국 정부와의 마찰 소지도 적지 않아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성의 얀바댐 건설 중지의 경우 이미 관련 지자체들의 거센 반발이 시작됐다. 군마현 등은 “건설중지는 언어도단”이라는 성명을 내며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연립내각 내 엇박자도 문제다. 소비자 소자화(저출산) 담당상인 후쿠시마 미즈호(福島瑞穗) 사민당 대표는 이날 원자력 발전의 추진과 규제를 모두 경제산업성이 담당하고 있는 데 대해 재검토를 주장했다. 탈원자력을 주장하는 사민당의 입장을 정책에 반영하고픈 의도를 드러낸 것이지만, 나오시마 마사유키(直嶋正行) 경제산업상은 즉각 반대의사를 밝혔다. 민주당이 국가전략국을 단독운영할 뜻을 밝힌 데 대해서도 사민당의 시게노 야스마사(重野安正) 간사장은 이날 기자회견까지 열어 반발했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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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4대 연속 세습총리가 탄생한다.

오는 16일 소집되는 특별국회에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대표가 제93대 신임총리로 선출되면 총리 출신 조부나 부친을 둔 ‘세습총리’가 4대 연속 탄생하는 진기록이 수립된다고 교도통신이 4일 보도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90대)는 외조부가 미일 안보조약 개정으로 알려진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이다. 91대 총리였던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의원은 부친이 후쿠다 다케오(福田赳夫) 전 총리로 일본에서 부자가 총리에 오른 첫 사례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현 총리(92대)는 외조부가 자민당 창당과 전후 경제부흥을 이끈 요시다 시게루(吉田茂) 전 총리다.

하토야마 대표는 조부가 자민당 총재를 지낸 하토야마 이치로(鳩山一郞) 전 총리로, 생전에 아소 총리의 조부인 요시다 전 총리와 치열한 권력투쟁을 벌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세습에 관대한 일본의 문화 특성상 정치계에도 ‘세습의원’이 많기는 하지만, 세습총리가 4대에 걸쳐 연이어 탄생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소 총리는 평소 세습정치에 대해 “부모의 뒤를 이어서 나쁠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옹호하는 입장이다. 반면, 하토야마 대표는 “세습이 일본 정치를 왜곡해왔다”고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세습에 대해선 “친척이나 연고가 전혀 없는 홋카이도에서 입후보했으므로 약간 너그럽게 봐주면 좋겠다”고 해명해왔다.

4대 연속 세습총리 탄생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세습 정치인은 앞으로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번 중의원 선거부터 현직 의원의 배우자나 3촌 이내의 친족이 같은 선거구에서 입후보하는 것을 금지했다. 자민당도 차기 중의원 선거부터 세습 후보 출마를 제한하겠다고 공약했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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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진 세계 최초 발견… 우주연구 큰 전기

◇붉은 원 안의 별이 태양의 약 80억배 밝기의 빛을 발하는 초신성.
히가시히로시마천문대 제공
일본 연구진이 태양보다 약 80억배 밝은 빛을 발산하는 초신성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도쿄대학과 히로시마대학 천문연구팀은 미국 하와이 섬에 설치된 일본 국립천문대 ‘스바루 망원경’을 이용해 지구로부터 약 3억광년 떨어진 우주 공간에서 이 별을 발견했다고 지지통신 등이 14일 보도했다.

천문학계에선 백색왜성(White dwarf)이 폭발하면서 생기는 초신성의 밝기는 그동안 이론적으로 태양의 약 30억배가 최대 한계로 여겨왔는데, 이번 발견으로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초신성은 밝기가 일정해 우주의 거리를 측정하는 지표로 이용돼 왔기 때문에 이번 발견은 다른 우주 연구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두 대학의 연구팀은 지난 4월 지구에서 3억광년 떨어진 초신성(SN2009dc)를 발견한 후 군마 천문대, 국립천문대, 오카야마 전체물리관측소, 가고시마대학 망원경 등으로 계속 관측해 이 별이 80억배로 빛난다는 것을 밝혀냈다.

백색왜성은 태양 등 비교적 작은 항성이 진화의 마지막 단계에 이른 상태를 말한다. 기존 이론에서는 백색왜성이 팽창을 계속할 경우 별의 질량이 태양의 1.4배에 이르렀을 때 폭발한다고 여겨지고 있지만,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밝기를 근거로 역산할 경우 질량이 태양의 1.6배에 달할 때 폭발할 것으로 추정된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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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권 바라보는 두 시각

‘脫美入亞’ 기대반 우려반

8·30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후 일본 사회에는 상반된 반응이 교차하고 있다. 자민당의 54년 통치로 형성된 ‘썪은 물’을 말끔히 씻어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은 반면 ‘초보운전자’를 바라보는 듯한 불안감을 함께 갖고 있는 것이 일본인들의 솔직한 심정이다. 일본 사회가 예단할 수 없는 커다란 정치실험에 들어간 만큼 어쩌면 당연한 현상으로 보인다.

일본의 정권교체에 대해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그중에서도 지배 엘리트의 국가성장전략 교체 측면에서의 분석은 일본과 유사한 길을 걷고 있는 한국에도 작지 않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1868년 메이지(明治) 유신 이후 일본 지배엘리트의 국가전략은 ‘탈아입구(脫亞入歐)’ 노선이었다. 문자 그대로 ‘아시아를 벗어나 서구 유럽 사회를 지향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국가 간 위계서열에서 영국과 독일 등 서구 국가를 최상층에 놓고 아시아를 밑에 놓는 세계관을 전제로 한다.

이 같은 흐름은 2차대전 패전 이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전후 일본 정치를 지배한 자민당은 국가의 지휘하에 국민들이 열심히 일하고 저축해 그 자금을 바탕으로 공장을 세우고 제품을 수출해 ‘서구식 선진국’에 들어간다는 메이지 이래 성장모델을 답습했다. 차이점이 있다면 서구 중에서도 미국을 ‘준거집단’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자민당의 노선은 ‘안보 문제는 미국에 맡기고 일본은 경제발전에만 매진한다’는 요시다 독트린로 집약된다. 덕분에 일본은 1980년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이런 ‘탈아입미(脫亞入美)’ 노선은 1990년대 들어 벽에 부딪혔다. 미 컬럼비아대학의 제럴드 커티스 교수(정치학)는 최근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1860년대 이후 일본은 서양을 따라잡아 대국으로서 인정받은 것을 기본목표로 추구해왔는데, 그 바람이 1980년대 고도성장으로 달성되면서 목표를 상실했다”고 진단했다.

이때부터 자민당으로 상징되는 일본의 전통 지배세력의 혼란이 시작됐다. 일본은 1990년대 초 버블 붕괴 후 고도성장 엔진이 식어버렸다. 미국 중심의 세계체제도 유럽연합(EU)을 필두로 다양한 지역공동체가 출현하면서 다극화되기 시작했다. 미국의 ‘우산’ 밑에서 2위에 안주하는 기존 전략으로는 미국의 패권이 줄어드는 만큼 자신들의 입지도 좁아지는 함정에 빠진 것이다.

반면 그간 한수 아래로 봤던 중국과 한국, 인도,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국가들은 무섭게 성장했다. 특히 중국의 급부상은 일본의 위기를 촉진했다. 세계은행 등에 따르면 2000년에 일본의 4분의 1에 불과했던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내년에 일본을 추월하고 2020년에는 미국을 앞지를 전망이다. 세계경제의 중심축이 미국에서 동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자민당은 기존의 ‘탈아입미’에만 집착해 아시아 경시외교를 계속했다. 1990년대 이후 중국과 한국, 대만 등과의 잦은 외교 마찰은 이를 잘 보여준다. 특히 아시아에서 일본의 대표성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의 G8(주요8개국) 참여에 반대하고, 유엔 사무총장 경선에서 한국에 반대표를 던진 데 이르러서는 맹목에 가까운 아집이 느껴진다.

일본 민주당의 집권은 바로 이런 낡은 전략의 교체를 의미한다. 하토야마 유키오와 오자와 이치로, 마에하라 세이지 등 현 민주당 주역들은 1990년대 중반부터 일본의 국가성장전략이 한계에 봉착했다면서 대안을 추구했던 세력이다. 이들의 입장은 온도차는 있어도 ‘탈미입아(脫美入亞)’로 요약될 수 있다.

이는 프랑스식 전략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유럽 내에서조차 영국과 독일에 밀리던 프랑스는 1993년 유럽연합(EU) 발족 이후 1인당 국민소득이 42%나 증가했다. 영국이 미국의 우산에 집착한 반면 프랑스는 EU 탄생과 발전에 능동적으로 참여한 덕분이다. 프랑스는 현재 독일과 함께 EU를 이끄는 ‘양륜(두 바퀴)’으로 불린다.

중국과 함께 동아시아공동체의 ‘양륜’이 되겠다는 게 민주당의 구상이다. 민주당의 시도가 성공할지 실패할지 단언하기는 어렵다. 다만 일본이 140년 만에 밀어닥친 새로운 세계사적 ‘도전’에 가만히 앉아서 당할 것이냐, 아니면 ‘응전’할 것이냐는 분기점에 서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김동진 도쿄특파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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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교육의 질 함량미달 많아
심지어 사시합격률 0%인 곳도

일본 정부와 법조계, 대학들이 법과전문대학원(로스쿨)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본의 로스쿨은 2004년 우수 법조인 양성과 사법 서비스의 수준 향상을 목표로 시작됐다. 하지만 로스쿨 개교 초기의 뜨거운 관심은 사라지고 지원자가 격감하면서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 체계적이고 밀도 있는 법학 교육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사시 합격률이 0%인 곳까지 발생했다. 함량 미달의 로스쿨 출신들이 많다는 법조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본 법무성은 올해 사시 합격률이 27.6%로 2006년 신사법시험(신사시) 제도 도입 이래 처음으로 30%에 미달했다고 지난 11일 발표했다. 합격자 수도 2043명으로 지난해보다 22명이 줄었다. 법무성은 당초 2500~2900명 정도의 합격자를 예상했다. 법무성은 내년에 합격자를 3000명으로 늘릴 방침이지만, 로스쿨의 학력 저하로 인해 달성 가능성이 의문시되고 있다.

이 같은 사태는 정책당국이 로스쿨 제도를 설계하면서 판단을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일본의 사법제도개혁심의회는 당초 신사시의 합격자 수를 연 3000명으로 늘리고, 로스쿨 졸업생의 70~80%가 합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기준에 따르면 로스쿨 정원은 아무리 많이 잡아도 4400명 이하로 억제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로스쿨 설치에 대해 일정한 기준만 충족하면 모두 인정해줬다. 이 때문에 전국적으로 68개 대학(현재 74개)에 로스쿨이 설치되면서 총 정원도 5795명으로 늘어났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70% 이상의 합격자를 낸 로스쿨은 전체 68개 중 8개교에 불과하다. 히토쓰바시(一橋)대와 고베(神戶)대, 게이오(慶應)대, 도쿄(東京)대 등이다. 이들 대학의 공통점은 모두 대도시권이며 옛 사시에서도 성적이 좋았던 큰 대학들이다. 반대로 합격률이 20% 미만인 대학원은 17개교나 된다. 히메지돗쿄(姬路獨協) 대학의 경우 1기 졸업생 중 사시 합격자가 단 1명도 없다.

교육의 질적인 문제도 심각하다. 일본최고재판소는 지난해 로스쿨 1기 졸업생 출신인 사법수습생들의 고시와 관련, “기초적인 사항에 대해 논리적, 체계적 이해가 부족하다”고 이례적으로 지적했다. 일본에서는 사시에 합격하면 최고재판소에서 1년간 수습을 받고 ‘고시’(2차시험으로 불림)에 통과해야 법조인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예전에는 통과의례적 성격이 강한 고시에서 떨어지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로스쿨 1기들은 57명(5.8%)이 불합격됐다. 최고재판소가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교원 수준의 개선도 필요하다. 로스쿨에 걸맞은 법학 전문교육을 할 교원이 없다는 게 지방 로스쿨들의 고민이다. 간사이(關西)의 국립법과대학원의 한 교원은 “우수한 교수들은 대도시 유명대학으로 스카우트돼 갔고, 지방학교나 하위권 학교는 학회에서도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교원들 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갈수록 로스쿨의 인기도 시들해지면서 전체적으로 지원자 수도 크게 줄었다. 특히 13개 로스쿨에서는 2009년도 입학자가 정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로스쿨 협회 관계자는 “내년도에는 700명 정도, 경우에 따라서는 1000명 정도 전체 정원을 삭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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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급증으로 격변하는 日 법조계

일본 법조계가 최근 변호사 인구의 급증으로 유례없는 격변을 겪고 있다. 1950년 6000명 남짓이던 일본의 변호사 수는 조금씩 늘기 시작하다가 로스쿨과 신사법시험제도가 도입된 2004년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지난해 2만5000명을 돌파했다. 저출산 고령화로 일본의 전체 인구는 감소하고 있지만 변호사만큼은 2020년 약 7만5000명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변호사의 극적인 증가는 일본 정부와 법조계, 각 대학들이 사법개혁 당시 예기치 못했던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일본 도쿄 지요다구에 위치한 최고의 사법기관인 최고재판소.                세계일보 자료사진
일본 변호사 사회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대형 로펌으로 인재들이 몰리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비정규직 근로자와 비슷한 처우를 받는 변호사들도 적지 않다. 변호사 수가 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일본 교토 도시샤(同志社)대학 로스쿨에서 교수와 학생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도시샤대 제공

일본 로스쿨 재학생이나 등록을 앞둔 신인 변호사들은 대부분 대형 법률 사무소행을 꿈꾸고 있다. 일본의 로펌들은 초임 연봉 1000만∼1500만엔, 파트너가 되면 연봉 1억엔 이상을 보장하고 있다. 일반 기업이나 공무원으로서는 만져보기 힘든 액수다. 과거에 도쿄대 법학부 졸업자들은 대부분 일본 관료사회의 최대 엘리트집단인 ‘대장성(大藏省·지금의 재무성)’에 들어가는 것을 원했지만 최근에는 대형 로펌의 변호사로 활동하는 것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로펌으로 들어가는 문은 좁다. 로펌들은 로스쿨 재학생들 중 성적 우수생을 졸업 전에 미리 뽑아가는 ‘아오다가이(靑田買)’를 하고 있는데 그 수는 극히 적다. 가장 큰 로펌인 니시무라(西村)아사히의 매년 신규채용 인원이 70명을 넘지 않는다. 업계 5위인 TMI 종합법률사무소 측은 일본 경제주간지 ‘다이아몬드’와의 인터뷰에서 “매년 800명 정도가 면접을 보지만 채용되는 인원은 20명 안팎”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금융위기 등으로 경제사정이 나빠지면서 니시무라아시히의 경우 신규 채용을 50명 선으로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꿈의 직장인 로펌으로 가는 변호사도 있지만 그야말로 입에 풀칠을 걱정하는 변호사들도 등장했다. 어렵게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 등록을 해도 정식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노키벤(변호사 사무소에서 일하지만 고정급이나 업무에 대한 보장이 없는 변호사)’이나 ‘소구도구(卽獨·법률 사무소 경험없이 갑작스레 독립한 변호사)’가 되는 변호사들이 증가하고 있다.

노키벤 중에는 월 20만엔의 고정급을 받고 사무소에서 청소와 심부름까지 도맡아 하는 경우도 있다. 신규 등록 변호사 중 일부는 사무실을 빌릴 돈이 없어 자기 집에서 조용히 개업하는 일도 적지 않다.

변호사를 하려면 일본변호사연합회(일변련)와 각 지역의 변호사회에 의무적으로 회비를 내고 등록해야 하지만 회비(지역에 따라 다르며, 도쿄의 경우 연간 45만엔 정도)조차 낼 수 없는 신인 변호사들이 많다. 이 때문에 일변련은 최근 회비를 반액으로 깎아주는 등의 지원책을 도입했을 정도다.

도쿄변호사회의 자료에 따르면 변호사 5명 중 1명은 중소기업에도 못 미치는 연봉 500만엔 미만이다. 연봉 3000만엔 이상의 잘 나가는 변호사는 전체의 13%에 지나지 않는다. 연수입 10억엔 이상의 슈퍼 변호사도 있지만 연수입 200만엔이 될까 말까 한 노키벤까지 있어 변호사 사회 내의 빈부격차가 어느 때보다 커졌다.

과거에는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선배 변호사 사무실에서 노키벤으로 일하더라도 연봉 500만∼600만엔을 받았다. 또 4∼5년 경력을 쌓은 뒤 독립하면 1000만엔 정도의 연수입은 보장됐다. 하지만 지금의 노키벤들은 5년을 일해도 자발적으로 독립할 수 있는 경우가 아주 적다.

이런 현상은 2001년 사법시험제도 개혁에 따라 사법시험 합격자가 대폭 증가하면서다. 10년 전에는 연간 1000명 정도였던 합격자가 점점 늘어나 2008년도에는 2200명을 돌파했다. 2010년부터는 연간 3000명 규모까지 늘릴 계획이다. 재판관이나 검찰관의 수는 그다지 변화가 없지만 변호사 수는 껑충 뛰고 있다. 일변련의 관계자는 “전국의 개업 변호사들에게 신입 변호사들을 고용하도록 요청하는 등 변호사 일자리 늘리기에 노력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계속 합격자가 늘고 있고 경기 악화로 대형 로펌들이 채용수를 줄이고 있어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당초 사법개혁을 단행하면서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일본의 인구 대비 변호사 수가 적기 때문에 변호사 수를 늘리더라도 수요는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일변련에 따르면 2000년에 변호사 1인당 소송 수요가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1억9479만엔이었지만 2006년에는 1억3022만엔으로 33%나 줄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변호사 업계의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본의 지하철에서 가장 흔하게 보는 광고 중에 하나가 변호사 광고다. 심지어 공중파 TV와 인터넷에서도 변호사 광고가 심심찮게 나오는 실정이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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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철회 촉구… 양국 관계 이상기류

일본 민주당과 사민당, 국민신당이 연립정권 구성에 합의한 지 하루 만에 미일관계에 ‘이상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하토야마 연립정권이 내년 1월 해상자위대의 인도양 급유활동 중단 방침을 내건 데 대해 미국 국방부가 공개적으로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미 국방부는 또 연립정권의 미일 주둔군지위협정 개정 방침에도 ‘선거전과 통치는 다르다’며 기존 합의이행을 요구했다. 기지와 핵, 급유 등 미일 간 3대 현안을 놓고 양국의 신경전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제프 모렐 미 국방부 대변인은 3당 연립정권 합의사실이 전해진 9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의 참가로 우리도, 세계도 큰 혜택을 입고 있는 만큼 (인도양에서 해상자위대의 급유지원) 활동을 계속할 것을 강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모렐 대변인은 특히 “일본은 경제대국이며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노력에 최대한 공헌해야 할 국제적인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일본 내 미일동맹 논란과 관련해 “총선전에 많은 발언이 있던 것으로 알고 있지만 선거전과 통치는 다르다”면서 “통치하는 측이 되면 미일동맹의 중요성을 이해하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차기 총리로 지명될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대표는 이날 미 국무성의 발표에 대해 “우리는 (미국 측으로부터 정식으로) 요청받은 바 없다”면서 기존 철수방침을 고수했다. 사민당의 시게노 야스마사(重野安正) 간사장도 “급유활동 계속 요구는 미국의 입장이다. 그에 따라 우리의 방침이 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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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안정적 운영·원활한 정책입법 가능해져

외교노선 수정요구 등 3당 갈등 불씨는 여전

일본의 민주당과 사민당, 국민신당이 9일 연립정권 출범을 위한 정책 협상을 타결함에 따라 오는 16일 출범할 하토야마 정부는 3당 연립정부의 형태로 운영되게 됐다.

민주당은 8·30총선으로 중의원에서 절대안정 의석을 차지했지만 참의원에서는 아직 과반의석을 차지하지 못해 국회의 안정적 운영과 원활한 정책입법을 위해선 연립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연립 구성에 합의함에 따라 하토야마 정권은 초기 개혁작업에 적지 않은 힘을 얻게 된 것으로 평가된다.

3당의 연립구성 합의에 따르면 하토야마 정권은 ‘기본정책 각료위원회’를 최고 컨트롤타워로 삼는다.

이 위원회에는 민주당의 국가전략담당상과 사민, 국민신당의 당수급 각료가 참여하며, 정부의 기본방침과 중요정책의 내용과 추진 시점 등을 정하게 된다. 3당은 특히 연립협상 과정에서 복지정책과 우정민영화 문제, 긴급 고용안정대책, 신종플루 대책, 오키나와(沖繩) 후텐바 미군 기지 이전 문제 등에 대해 합의했기 때문에 출범과 함께 곧바로 개혁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본 내에선 3당연립의 출범에 대한 기대도 높지만 불안해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3당이 연립논의 과정에서 일본 사회에 큰 논란을 가져올 정책들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외치에서는 오키나와 미군기지 이전 문제, 내치에서는 우정민영화 재검토가 향후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꼽고 있다.

민주당과 사민당은 합의 막판까지 외교안보 정책에서 줄다리기를 벌였다.

사민당이 끝까지 오키나와 미군기지 이전계획 재검토와 일미 지위협정 개정 등을 고집해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간사장이 이를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최종 타결이 이뤄졌지만 향후 연립정권 내에서 외교안보 정책은 계속 갈등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집권 초기부터 전통적 우방인 미국과의 외교마찰을 빚을 경우 개혁 추진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당분간 현실적 외교노선을 유지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좌파이념 정당인 사민당은 비핵문제와 주일미군 기지, 자위대 해외파병 등에 대한 기존 외교노선을 대폭 수정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정권 공동운영 과정에서 외교안보 정책이 ‘지뢰밭’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국민신당이 줄기차게 요구해 합의에 이른 우정민영화 백지화도 연립정권 운영에서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3당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와 자민당이 2005년부터 추진했던 우정민영화 사업을 재검토하는 법안을 이르면 이번 가을 임시국회에서 제출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미 분사작업이 상당히 진행된 데다 우정민영화를 중단할 경우 채권과 주식 시장의 충격은 물론이고 정부의 재정 기반에도 타격이 예상되므로 추진과정에서 적지 않은 반발과 논란이 예상된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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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신당 등과 정책 협의 여전히 이견
사민 ‘무라야마 담화’ 명문화 요구 쟁점

일본 민주당이 오는 16일 정권 출범을 앞두고 사민, 국민신당과의 연립 구성 작업에 막바지 힘을 쏟고 있다.

민주당은 8·30 총선으로 중의원에서 308석을 얻어 절대안정 의석을 확보했지만 참의원에서는 아직 과반에 못 미쳐 원활한 국회운영을 위해선 양당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양당 당수의 입각 카드와 연립여당 간 효율적인 정책 협의를 위한 ‘당수급 협의기구 설치’를 제의하는 등 연립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외교·안보정책과 관련해 진보적 색채가 뚜렷한 사민당과 다소 온건한 민주당의 의견차가 뚜렷해 막판 절충에 진통을 겪고 있다.

3당 정책 책임자들은 8일 연립정권 수립을 위한 정책협의를 열어 외교·안보정책과 환경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지난 2일부터 시작된 연립 협상이 실무선에서 막힘에 따라 최종 타결 여부는 간사장 혹은 당수 회담 테이블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3당은 지금까지 신형 인플루엔자 대책·고용대책·사회복지정책 등 7개항에 합의했으며, 이날 추가로 지구온난화 대책과 헌법 이념 준수 등에 추가 합의했다. 외교·안보정책에서도 동아시아공동체 구축, 핵무기 폐기 주도, 북한 납치 문제 해결, 긴밀하고 대등한 미일 동맹 구축 등에는 상당 부분 의견접근을 봤다.

하지만 사민당이 연립여당 정책합의문에 ‘주둔군 지위협정 개정’을 포함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또 해상자위대의 인도양 급유 활동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내년 1월까지 유지할 방침이지만 사민당은 ‘즉각 중단’를 고집하고 있다. 소말리아 근해에 파견된 해상자위대도 민주당과 달리 사민, 국민신당은 위헌 가능성을 제기하며 해상보안청 대체를 요구하고 있다.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서도 사민당은 사회당 출신의 무라야마(村山) 전 총리가 1995년 “일본의 침략을 받은 국가와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며 후회한다”고 발표한 ‘무라야마 담화의 준수’를 합의문에 명기할 것을 요구해 막판 쟁점이 되고 있다.

한편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대표는 연립정권의 유기적 협조체제를 위해 사민당의 후쿠시마 미즈호(福島瑞穗) 당수와 국민신당의 가메이 시즈카(龜井靜香) 대표의 입각을 제안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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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中 방문… 후진타오와 정상회담
우방 美와는 미묘한 긴장유지 ‘대조’
中도 “양국 호혜중시 기대 커” 환영

오는 16일 출범하는 일본의 하토야마 정권과 중국 정부 사이에 ‘훈풍’이 불고 있다. 민주당이 대(對)중국 외교 중시 방침을 거듭 밝히고 있고, 중국 측도 큰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전통적 우방인 미국과 미묘한 기운이 감돌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상황이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대표는 총리 취임 후 오는 10월 중국을 방문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계획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민주당 소식통을 인용, 7일 보도했다. 신문은 양국 정상들이 회담에서 기후변화 등 전 지구적 과제와 동중국해 가스전 개발 문제 등 양국 간 민감한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하토야마 대표는 총리 취임 직후인 23일 미국 뉴욕의 유엔총회와 24·25일 피츠버그의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자리에서도 후 주석과 별도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요미우리신문은 하토야마 대표가 총리 취임 후 빠른 시점에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하토야마 정권의 중일관계 중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하토야마 대표는 그동안 중국에 대해 “전략적 호혜관계를 한층 심화시킨다”는 구상을 수차례 밝혀왔다. 하토야마 대표는 지난 4일 축하인사를 하러 온 추이톈 주일 중국대사와의 면담에서도 “민주당은 지금까지 중국과 긴밀한 교류를 유지해 왔다. 아시아 지역에서의 외교를 중시하고 있는 민주당은 중국과 정치상의 상호신뢰를 끊임없이 깊게 하고 실무적 협력을 확대해 일중의 전략적 호혜 관계를 강화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하토야마 정권에 대한 중국 측 반응도 호의적이다. 특히 하토야마 대표가 지난 5일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간사장을 외상에 기용하자 중국은 즉각적인 환영의 뜻을 밝혔다.

베이징의 외교당국은 “벌써 대중국 관계 중시의 방침을 명확하게 표명하고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고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오카다 외상 내정자가 지난해 5월 쓰촨 대지진 발생 때 앞장서 모금운동을 펼쳤으며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을 방침을 밝힌 점 등에 큰 호감을 갖고 있다.

한편 하토야마 대표는 유엔총회를 앞두고 온실가스를 2020년까지 1990년 대비 25%(2005년 대비 30%) 감축하겠다고 7일 선언했다. 민주당은 선거공약에서 온실가스의 중기 감축 목표를 25%로 제시했으나, 재계는 기업활동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목표라며 반발해왔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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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단체 발행 2종 1.6% 달해…4년 새 4배↑
정권교체로 ‘한일 신시대’ 개막 기대감에 ‘찬물’

일제 침략 역사를 미화하는 일본 극우세력의 역사왜곡 교과서의 일선 학교 채택률이 처음으로 1%를 넘어섰다.

54년 만의 여야 정권교체로 ‘한일 신시대’ 개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일본 극우단체들의 역사왜곡 작업은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극우단체인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은 지유샤(自由社)판 중학교 역사교과서의 올해 채택률이 1.1%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4일 보도했다.

특히 새역모가 지유샤판 이전에 발행했던 후소샤(扶桑社)판 교과서도 채택률이 0.57%를 기록해 두 교과서를 합치면 채택률이 1.67%에 달한다 .

일본 전국 중학교에서 새역모 교과서 채택률은 2005년 0.4%에 불과했지만 4년 새 4배나 증가한 것이다.

새역모의 후지오카 노부카쓰(藤岡信勝) 회장 등은 “마의 1% 대를 넘었다”면서 “이는 보통 교과서로 인정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단시하는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새역모의 교과서 보급운동으로 지유샤판은 지난 8월 말 요코하마시의 8구(대상 학생수 약 1만3000명)에서 채택됐으며, 후소샤판은 에히메(愛媛)현 이마바리(今治)와 아이치(愛知)현 등의 중학교에서 새로 채택되는 등 일선학교 보급이 늘고 있다.

새역모 측은 올여름 예정된 각 교육위원회의 교과서 채택 결정 이전에 지유샤판 교과서를 발간, 서점 등에서 판매할 방침이다. 이는 과도한 선전행위로 공정한 교과서 채택을 방해한다는 비판이 있지만 새역모 측은 “내용의 시비를 많은 사람들이 판단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강행 방침을 밝히고 있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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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국가전략상에 간 나오토 대표대행·외무상에 오카다 간사장

일본의 차기 총리인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대표가 5일 주요 각료를 내정했다.

총선 1등공신이자 당내 실력자인 간 나오토(菅直人·62) 대표대행과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56) 간사장을 국가전략담당상과 외무상으로 임명했다. 또 후지이 히로히사(藤井裕久·77) 당 최고고문을 재정상에 앉혔고, 자신의 측근인 히라노 히로후미(平野博文·60) 당대표 비서실장을 관방장관에 앉혔다. 하토야마 대표는 7일 당 간부회의에서 이 같은 인선 사실을 공식발표한다. 하토야마 대표는 내각의 주요 골격이 잡힘에 따라 이번 주중 나머지 내각 인선을 마치고 16일 정권 출범에 대비할 계획이다.

하토야마 대표가 실세들을 내각에 전진 배치한 것은 다목적 포석을 담고 있다.

간 대표대행은 하토야마 대표와 민주당 창당 동지이자 정치적 라이벌 관계이다. 30여명의 ‘간그룹’을 이끌고 있다. 오카다 간사장은 지난 5월 대표경선에서 하토야마 대표와 경쟁했던 인물이다. 계파정치를 싫어해 독자 세력은 없지만 차기 총리 후보감 여론조사에서 늘 하토야마를 앞섰을 만큼 대중적 지명도가 높다.

이런 두 사람에게 예산 편성과 관료 개혁을 맡은 국가전략상과 ‘긴밀하지만 대등한 미일관계’를 풀어나가야 하는 외무상을 각각 맡김으로써 정치 주도의 개혁작업에 힘을 싣겠다는 뜻이다. 두 직책 모두 하토야마 개혁의 승부처로 볼 수 있다. 역대 자민당 정권은 실세들이 내각보다는 당에 남아 막후정치에 관여하면서 번번이 개혁의 기회를 놓쳤다.

이번 인사는 또 오자와 이치로 간사장 내정자에 대한 배려의 뜻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자와의 견제 세력이 될 수 있는 실세들이 내각으로 차출되면서 민주당 내에서 오자와의 입지가 더욱 탄탄해졌다. 오자와 내정자도 이날 오후 하토야마 대표와 면담한 뒤 기자들에게 “대표로부터 국회와 당의 일은 인사를 포함해 모두 간사장에게 맡기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재무상으로 등용된 후지이 히로히사 당 최고고문은 오자와의 측근이며 과거 대장상을 지낸 인물이다. 70대 후반으로 나이가 많다는 점이 단점이지만 집권 경험이 없는 민주당 내에서 재무세정을 다룰 수 있는 유일한 인물로 통한다. 8·30 총선 때도 자민당이 복지공약에 대한 재원 논란을 제기하자 제일 앞장서 반박했다.

히라노 관방장관은 하토야마 대표가 간사장이었던 시절 간사장 대리를 했고, 지난 5월 대표에 취임한 뒤에는 비서실장을 맡았다. 내각의 대변인인 관방장관은 누구보다 하토야마의 의중을 잘 읽어야 한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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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화회담… “美·日 동맹 중요” 한목소리

오는 16일 일본의 새 총리로 취임하는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 대표가 3일 새벽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총선 후 처음으로 전화회담을 갖고 양국 동맹관계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미국 측의 요청으로 이뤄진 이날 전화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바다(태평양) 양쪽에서 민주당이 승리했다”면서 축하의 뜻을 전했다. 이에 하토야마 대표는 “미일 동맹이 (일본외교의) 기축”이라면서 “미일 동맹관계를 강화하자”고 화답했다.

하토야마 대표는 또 “(이달 하순에) 미국을 방문할 때 만나고 싶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기후변화, 핵 폐기 문제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오고 있는데 민주당도 이에 동참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에서 처음으로 민주적 방식으로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다. 이는 대통령의 경우와 같다”며 “변화에는 용기가 필요한데 대통령과 미국민은 용기를 발휘했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날 회담에서 하토야마 대표가 미일 동맹을 강조한 것은 최근 미국의 뉴욕타임스가 그의 정치철학 논문을 발췌, 게재하면서 미국 내에서 ‘하토야마=반미’라는 인식이 확산하는 것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했다. 하토야마 대표는 이달 하순 유엔 총회 참석 등을 위한 방미 일정에서도 이런 우려를 해소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2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세미나에서 “일본 정권의 전면적인 변화로 미일 관계가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는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양국은 총론적 차원에서 공통의 기반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우리가 유의해야 하는 것 중 하나는 명확한 정책적 사안들에 대해 단기간에 비현실적 기대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점”이라며 “양국 사이에 존재하는 많은 이슈에 대해 보다 폭넓은 이해를 해야 하며, 이를 위해 인내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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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쿠니 참배 않겠다”… 잇단 화해메시지
독도 문제 등 난제… 자민당 공세도 변수

반세기 만에 이뤄진 일본의 선거혁명으로 한일 관계에도 새 지평이 예고되고 있다.

오는 16일 새 총리로 지명될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대표는 역대 어느 정권보다 한일관계 개선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한국에 대한 그의 분명한 화해 메지시는 자민당 출신 총리들이 한일관계가 위기에 빠질 때마다 보여준 ‘일시적 화해 제스처’와는 분명히 다른 수준이다. 한일합방 100년(2010년)을 앞에 두고 양국이 진정한 ‘한일 신시대’의 출발점에 섰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하토야마 대표의 한국 중시 외교는 이미 총선 전부터 시동이 걸렸다. 그는 지난달 11일 기자회견에서 “나 자신은 총리가 돼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할 생각이 없다”면서 “각료들도 자숙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한일 관계의 걸림돌인 야스쿠니를 대체할 새 추도시설 건설 방침도 밝혔다. 보수표의 이탈을 각오한 소신 발언이었다.

그는 또 동아시아공동체 건설을 위해 한국과 중국 등 동북아시아 주요 국가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수차례 표명했다. 특히 북한의 핵문제와 관련 “미국과 중국, 한국, 러시아와 협력이 중요하다”면서도 “특히 한일 간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토야마의 이런 행보는 미일 관계의 ‘종속변수’로 취급됐던 한일관계를 진정한 파트너십으로 격상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일본 도호쿠대(東北大) 김숙현 교수는 “하토야마가 대표직에 올라 처음 방문한 국가가 한국일 정도로 한일관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면서 “독도나 역사문제 등이 단시간에 풀리기는 어렵겠지만 미래지향적인 관계 형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본 측 전문가들은 하토야마의 구상이 현실화되기까지 난관도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우선 하토야마 정권이 한일관계 개선에 드라이브를 걸 경우 자민당을 중심으로 한 극우파들이 내년 7월 참의원 선거 등을 앞두고 독도와 역사문제 등을 전면 쟁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토야마 정권이 내치 개혁에서 확실한 지지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이런 공세에 움추려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의 내부 사정도 또 다른 변수다. 민주당은 구성원의 이념적 성향이 다양해 야스쿠니 참배에 찬성하는 의원들도 적잖다. 도쿄대(東京大)의 기미야 다다시(大宮正史) 교수는 “민주당의 지도자들이 자민당보다 역사관이 건전하지만 민주당 전체로는 꼭 그렇지 않다”면서 “야스쿠니 대체시설 등 한국과의 관계 개선 정책이 당내 상황 때문에 다른 개혁 과제보다 우선 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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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 조사… 44% “공약 실현 불가능” 기대·불안 공존

오는 16일 출범할 하토야마 정권에 대한 일본 국민의 지지율이 7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05년 이후 일본 총리가 기록한 지지율 가운데 최고치이다.

요미우리신문은 2일 긴급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중심의 정권탄생에 대해 ‘기대하고 있다’는 응답이 71%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민주 압승-자민 대패’로 끝난 총선결과에 대해서도 ‘좋았다’는 평가가 68%에 이르렀다.

특히 민주당의 압승 이유에 대해선 ‘아소 다로 총리나 자민당에 대한 불만’이 46%로 가장 많이 꼽혔고, 그 다음으로 ‘정권교체 기대감’(37%)과 ‘정권공약(매니페스토)에 대한 평가’(10%), ‘하토야마 유키오 대표에 대한 기대’(3%) 등의 순이었다.

주목되는 것은 민주당의 정권공약이 실현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54%였지만 ‘실현될 수 없다’는 응답도 44%나 나왔다. 일본 국민들이 신정권의 향후 행보에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갖고 있는 것으로 요미우리는 해석했다.

아사히신문도 이날 여론조사 결과, 하토야마 정권 지지율이 74%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정권 교체가 일어나 ‘좋았다’는 의견도 69%로 ‘좋지 않았다’는 의견(10%)을 압도했다. 정당지지율에서도 민주당이 39%로 2007년 참의원선거 직후의 34%를 웃돌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자민당은 22%에 머물렀다.

하지만 하토야마 정권이 ‘일본정치를 크게 바꿀 수 있다’고 보는 사람은 32%로 ‘바꿀 수 없다’는 회의론(46%)을 밑돌았다. 하토야마 정권이 일본 정치를 크게 바꾸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은 신정권에 기대를 거는 사람 중에서도 37%, 선거에서 민주당에 투표한 사람 중에서도 31%나 나왔다.

아사히는 일본 국민들이 전체적으로 정권교체를 환영하면서도 민주당의 정책이나 역량에는 회의적 의견이 적지 않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는 취임 직후 70%,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총리는 59.1%, 전임 아소다로(麻生太郞) 총리는 49.5%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들 세 명의 총리는 1년 내에 모두 20% 초반으로 지지율이 급락했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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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미군협정 개정… 東亞경제공동체 지향”
美 당혹감… 日 민주당서도 “속도 조절 필요”

하토야마 민주당 정권의 등장은 일본의 대외 정책에도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은 ‘긴밀하지만 대등한 미·일관계’를 추진할 방침이다. 역대 자민당 정권이 추종했던 ‘미국의 방위우산 아래에서 경제발전에 전념한다’는 ‘요시다 독트린’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 대신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주변국과 협력해 ‘동아시아경제공동체’를 건설하는 데 노력할 계획이다.

이 같은 대외정책 변화는 민주당의 달라진 국제정세 인식에 기초한다. 세계 질서는 미·소 양극체제→미국중심의 일극체제→지역중심의 다극체제로 변화해 가고 있다. 유럽연합(EU)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등 지역경제공동체의 탄생 속에서 일본만 ‘요시다 독트린’에 얽매여 있을 수 없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자주적 외교역량을 발휘하지 않으면 중국에 동아시아의 패권을 넘겨주고 일본은 2등국가로 전략할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깔려 있다.
 
민주당은 이미 이번 총선 과정에서 미국과의 ‘거리두기’를 시작했다. 민주당은 매니페스토에 주일미군의 미·일 지위협정에 대해 “개정을 제기한다”고 못박았다. 특히 오키나와(沖繩)에 있는 후텐마(普天間) 미군기지 이전에 대해서는 기존 합의와 달리 오키나와현 이외로의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토야마 유키오 대표는 또 내년 1월 기한이 만료되는 해상자위대의 인도양 급유 지원활동도 일단 연장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 정부 간 핵을 적재한 미 군함이나 항공기의 일본 기항 시 사전에 협의하지 않아도 되도록 밀약했다는 의혹도 조사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아시아 각국과는 ‘거리 좁히기’에 나선다. 동아시아 지역과 경제교류를 확대하고 EU 수준의 공동체를 만들자는 게 핵심이다. 하토야마 대표는 “일본 중국 한국 대만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을 합치면 세계 경제 4분의 1을 차지하게 된다”며 “경제공동체를 창설할 기반은 이미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및 중국과의 협력을 위해 과거사 문제에도 전향적인 조치를 약속하고 있다. 미·중의 패권다툼에서도 어느 일방으로 치우치지 않고 등거리 외교로 국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생각이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민주당의 이런 움직임이 당혹스럽고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최근 미국에서 뉴욕타임스에 소개된 하토야마 대표의 정치철학을 놓고 반미적이라는 비판이 나온 배경이기도 하다. 일본 내의 보수파들도 하토야마의 외교노선에 강하게 반발하고, 심지어 민주당 내에서도 속도조절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제위기 극복 등의 시급한 과제를 안고 있는 하토야마 정부가 초반부터 미국과의 마찰을 빚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 정권이 미·일 동맹의 큰 틀을 깨지 않는 선에서 아시아와의 외교에 비중을 높이는 현실적 노선을 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는 16일 총리에 지명될 하토야마 대표는 23일부터 유엔총회와 G20(주요 20개국)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다. 이 자리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첫 정상회담이 예상된다. 하토야마 외교의 첫 시험대인 셈이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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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률·재정 최악… 국가부채 860조엔 달해
자민 등 “실현성 없는 퍼주기 공약” 비판도

“일본 민주당이 빠르고 야심차며 심지어 이상주의적인 정책 변화를 약속했지만 대중들의 불만과 정부 재정 악화라는 여건을 극복해야 하는 어려운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신용평가기관 무디스의 8월31일 논평)

하토야마 정권의 출범을 앞두고 일본의 경제여건은 역대 어느 정권의 출범 때보다 엄혹한 상황이다.

실업률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고, 내수 소비도 침체를 거듭해 ‘디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일본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수출도 글로벌 경기회복의 지연으로 좀처럼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 중 최악의 경제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국가 재정상황도 최악이다. 역대 자민당 정권들이 경기부양을 위해 공공투자 사업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으면서 국가부채가 천문학적 액수인 860조엔(약 1경1000조원)에 달하고 있다. 정권 인수를 시작한 민주당 내에서 “빈 곳간을 넘겨받았다”는 한탄이 나오는 이유이다.

민주당 정권은 이런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성장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역대 정권은 수출 위주의 성장전략을 펼쳐왔지만 글로벌 경제위기로 한계에 부딪힌 만큼 민주당은 내수 확대를 통한 성장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구체적으로 중산층 및 소외계층에 대한 직간접 지원을 통한 내수 확대 정책을 의미한다. 민주당은 자녀수당 지급, 공립고 무상화, 사립고생 학비 지원, 직업훈련자 수당 지급, 고속도로 무료화, 농업보조금 지급 등 국민생활에 대한 직접적 지원을 늘려 국민생활지원→가계처분 소득 확대→내수확대→경제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자민당 정부에서 소외됐던 중소기업과 지방산업의 보호와 육성에도 대대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대표는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에서 “정치의 역할은 사회적 약자에게 더 따뜻한 빛을 쬐게 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종의 ‘내수 햇볕정책’을 쓰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노무라 경제연구소는 이 같은 민주당의 정책이 추진될 경우 올 하반기 단기적으로는 경제성장률이 하락하다가 향후 2∼3년간 반등하는 점진적인 경제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경제정책 기조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복지확대 정책을 뒷받침하려면 내년부터 매년 16조8000억엔(약 218조원)의 재원이 필요하다. 이는 2009년 총예산(207조엔)의 8%이자 국내총생산(GDP)의 3.4% 수준의 막대한 금액이다. 민주당은 공공사업 축소와 공평과세, 인건비 절감 등으로 재원을 만들겠다고 장담하지만 자민당 등은 “추상적이고 실현성 없는 퍼주기 공약”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국가성장전략 측면에서 더욱 심각한 결함을 지적하는 이들도 많다. 민주당은 지난 7월 매니페스토 초안에 국가성장전략이 빠졌다는 지적을 받고나서야 부랴부랴 ‘내수확대론’을 성장전략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중국의 급부상으로 경제적 지위가 위협받고 있는 일본이 21세기 생존을 위해 어떤 길로 나가야할지에 대한 구체적 방안은 여전히 찾아보기 어렵다. 뉴스위크 일본어판은 “역사적인 정권교체가 일어났지만 대국으로서의 국가성장전략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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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反美 논문 지적에 하토야마 반박나서
美 “오키나와 미군기지 재협상 안해” 쐐기

일본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정권이 출범 전부터 미국과 삐걱거리고 있다.

미국 내에서 하토야마 대표의 외교노선이 반미적이라는 비판이 일자 하토야마 대표가 이례적으로 이를 직접 반박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또 미 행정부가 하토야마 정권의 오키나와 미군기지 이전 요구에 대비해 협상 가능성을 부인하는 선제조치를 취하는 등 양국 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긴밀하지만 대등한 관계’를 강조하는 하토야마의 대미 외교가 첫 시험대에 오른 모양새다.

하토야마 대표는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에 소개된 자신의 정치논문을 놓고 미국 내에서 반미라는 지적이 제기되자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일본 잡지에 실린 것을 뉴욕타임스가 허락없이 발췌해 실었다. 세계화의 문제점만을 말하려고 한 게 아니다. 긍정적인 면도 당연히 있다”면서 “결코 반미적인 사고방식을 주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논문 전체를 읽어 보면 알 것”이라고 반박했다. 자신이 일본 월간지 ‘보이스(Voice)’ 9월호에 기고한 내용을 뉴욕타임스가 영어로 번역해 편집하는 과정에 일부 내용이 빠지면서 오해가 제기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뉴욕타임스 측은 “지면에 맞춰서 줄였고, 일부 불명확한 단어는 바꿨지만 본질적인 내용을 편집 과정에서 변경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일본의 새로운 길’로 소개된 이 논문은 미국 주도의 세계화 및 시장원리주의를 비판하고, 아시아 중심의 경제 체제 구축 등을 강조하고 있지만 미일 동맹의 미래상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아 미국 내 보수주의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오키나와 미군기지 이전 문제에 대해서도 신경전이 벌어졌다.

이언 켈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은 일본의 보수 자민당 정권과 수개월 전에 최종 타결한 오키나와(沖繩)현 후텐마(普天間) 미군기지 이전 합의를 재검토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정부 때 자민당 정권과 합의한 오키나와현 후텐마 미군기지 이전 방침을 하토야마 정권이 뒤집지 못하도록 쐐기를 박은 것이다.

일본 민주당은 이번 8·30총선에서 일본 내 미군 재배치와 일본의 미군기지 역할을 재검토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며 미국과 더욱 대등한 관계를 추진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민주당의 지원을 받고 있는 시민단체들도 후텐마 미군기지를 일본 밖으로 완전히 철수하라는 운동을 벌이고 있어 향후 양국 간 외교쟁점으로 비화될 소지도 적지 않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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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민·국민신당, 민주와 연립 적극 모색
자민 각 파벌 탈당 촉각… 공명도 기로에

54년 만에 정권교체가 이뤄진 일본 정치판에서 새로운 이합집산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참패로 생존의 벼랑끝에 선 자민당 내 각 파벌들이 활로 찾기에 나선 데다 자민당 소속 직능대표 참의원들의 이탈 가능성까지 점쳐지면서 정치권의 유동성이 커지고 있다. 자민당과 연립해온 공명당도 새 진로를 모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면 사민, 국민신당은 민주당과의 연립으로 힘의 극대화를 노리고 있다.

일본 정치를 주도해온 자민당 내 8개 파벌은 이번 선거로 세력이 크게 약화됐다. 3명의 파벌 영수가 고배를 마셨고, 나머지도 소선거구에서 지고 비례대표로 간신히 부활했다. 후쿠다 정권까지 4대 연속 총리를 배출한 최대 파벌인 마치무라(町村)파는 64명 중 24명만 생존했다. 나머지 파벌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 때문에 파벌의 ‘보호막’이 약화된 상황에서 한 번도 야당생활을 해보지 않은 자민당 의원들이 힘든 야당보다는 여당행을 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1993년 비(非)자민 호소가와 내각이 출범했을 때 8개월간 33명의 자민당 의원이 탈당했던 전례가 있다.

특히 자민당이 오는 28일 총재선거를 통해 구심력을 갖춘 지도체제를 뽑지 못하거나 분란이 극대화할 경우 탈당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자민당 안팎에선 벌써부터 나카가와 히데나오, 가토 고이치 전 간사장 등 반 아소그룹과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의 동생인 하토야마 구니오 전 총무상 등을 탈당 예비군으로 꼽고 있다.

참의원 상황도 심상치 않다. 자민당의 경우 의사회와 유족회, 농협중앙회 등 각 이익단체 직능대표 8명이 참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들이 정권교체로 더 이상 자민당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소속 단체의 이해를 대변하려면 집권당인 민주당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일본 선거법은 비례대표의 정당 변경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무소속으로 탈당해 민주당과 정책협조를 하는 것은 가능하다.

공명당도 기로에 섰다. 10년간 자민당과 함께하다가 갑자기 방향을 선회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많지만 공명당의 정책노선이 자민당보다 민주당에 가깝다는 점에서 민주당과 손잡을 가능성도 작지 않다.

이번 총선에서 각각 7, 3석에 그친 사민당과 국민신당은 민주당과의 연립에 적극적이다. 내심 각료 입각까지도 기대하고 있다. 하토야마 대표는 지난달 31일 후쿠시마 미즈호(福島瑞惠) 사민당 당수, 가메이 시즈카(龜井靜香) 국민신당 대표대행에 전화를 걸어 연립정권 협의에 나설 것을 제안해놓은 상태이다. 사민당은 2일 열리는 전국 대표자 회의에서 연립정권 참가 문제를 논의한다. 국민신당도 금명간 의원총회를 열어 연립정권 참가 여부에 대한 당론을 모을 방침이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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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낙하산 인사 등 정치권 통제 벗어나
국가 전략국·각료위·행정쇄신위 신설키로

“메이지 이래 계속되고 있는 관료주도의 정치, 관료의존 정치의 폐해를 종식하고 국민과 함께 정책을 만드는 역사상 최초의 정권을 만들고 싶습니다.”(하토야마 민주당 대표, 29일 총선 마지막 유세)

54년 만의 여야 정권교체를 맞아 일본의 관가(가스미가세키)에 ‘개혁 태풍’이 예고되고 있다.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정권교체’와 함께 제일 전면에 내세운 공약이 ‘관료정치의 타파’였기 때문이다.

자민당의 지배체제가 반세기 이상 계속되면서 굳어진 관료주도의 정책 결정 시스템과 관료 특권을 뿌리째 뜯어고치지 않으면 일본의 미래도 없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다.

일본의 관료집단은 메이지유신(明治維新) 이후 근대화와 고도경제성장을 이끈 주역이다. 세습과 파벌, 정경유착의 달콤한 ‘권력놀음’에 빠져 있던 자민당 의원들은 국가성장 전략과 정책, 예산 결정의 전과정에서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갖고 있는 관료들에게 전적으로 의존해 왔다. 정치인 각료는 취임사부터 이임사까지 관료들이 써준 메모를 읽는 게 주업무였다. 각료는 잠시 왔다 가는 ‘손님’일 뿐 일본사회를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관료집단이었다.

하지만 이런 관료집단의 힘은 1990년대 이후 일본 사회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변질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치권의 통제를 벗어난 관료집단은 연공서열과 복지부동, 로비 그리고 퇴임 후 ‘신의 직장’을 보장해 주는 ‘낙하산 인사(아마쿠다리)’까지 누리며 특권을 키워 갔다. 막대한 예산과 정책을 다루지만 이들에 대한 감시나 견제는 턱없이 소홀했다.

민주당은 이런 상황에 대한 수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민주당은 이를 위해 우선 정책과 예산 결정 시스템을 관료주도에서 정치주도로 바꿀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가전략국’과 ‘각료위원회’, ‘행정쇄신위원회’를 신설한다.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는 선거 승리 후 기자회견에서 “국가전략국 담당상은 국가의 기본방향과 예산 기본 틀을 짜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자리”라고 말했다.

총리실 산하에 신설될 국가전략국은 그동안 관료들에게 맡겨졌던 예산의 골격뿐 아니라 외교의 기본방침, 인사 등을 총괄하게 된다. 국회의원과 경제, 외교 등 분야의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명실상부한 최고 국정운영기구로 기능할 전망이다. 또 ‘각료위원회’는 각 부처 각료들이 정책과제별로 각료회의 전에 사전협의와 조율을 하는 장이 된다.

지금까지는 각료들이 정책을 조율하지 않고 사무차관 회의가 정책을 좌우했다. 사무차관은 관료가 오를 수 있는 최고위직이다. 민주당은 이런 사무차관회의를 폐지하고 이를 각료위원회로 대신함으로써 관료의 힘을 약화시킬 계획이다. 행정쇄신회의는 낙하산 인사와 예산낭비에 대한 감시를 맡게 된다.

그러나 관료사회 개혁은 쉽지 않은 과제이다. 과거에도 몇몇 정권이 관료사회를 수술하려다가 번번이 중도포기했다. 개혁의 상징인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조차 국책은행 민영화를 추진하려다가 관료사회의 반발로 보류한 바 있다. 벌써부터 관가는 초긴장 상태이다. 관료들 사이에서는 “중앙 정부를 해체하려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야마구치(山口)현립대 국제문화학부 아사바 유키(淺羽祐樹) 조교수는 “(민주당 개혁의 성공 관건은) 정치주도로 관료내각제를 타파하고 진정한 의원내각제를 만들어 나가면서 정부와 여당 간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시킬 것인가에 있다”고 말했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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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공약·전략·공천·자금 등 선거전반 총괄
오자와 그룹’ 120명 최대계파… 간사장 거론

민주당 압승으로 끝난 일본의 8·30총선을 통해 화려하게 부활한 정치인이 있다.

일본의 ‘정치9단’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대표대행이 그 주인공이다. 오자와는 지난 5월 중견 건설업체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의혹으로 대표직에서 낙마했지만 이번 총선의 기획을 맡아 대승을 이끌어내면서 단숨에 정계 최고실세로 떠올랐다.

오자와는 이번 총선에서 정책공약부터 선거전략, 후보공천, 자금지원까지 선거 전반을 총괄했다. 그는 1993년 자민당을 탈당한 뒤 지금까지 자신이 몸 담은 정당의 의석수를 매번 선거 때마다 늘려온 ‘선거의 귀재’로 통한다.

그의 선거지략은 이번 총선에서도 돋보였다. 민주당은 그간 주요 선거 때마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야당바람을 일으키는 일명 ‘공중전’에 치중해 왔다.

하지만 오자와는 2006년 대표로 취임하면서 이런 방식으로는 집권당이 될 수 없다면서 후보들이 지역 유권자와 직접 얼굴을 맞대고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을 알리는 ‘지상전’을 채택했다.

이 방식은 이번 총선에서도 적용됐다. 민주당 지도부와 후보들은 자민당이 아소 다로 총리의 진퇴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는 동안 일찌감치 지역구로 내려가 바닥부터 표심을 훑었고, 이는 선거 압승으로 이어지는 원동력이 됐다.

오자와는 또 이번 총선의 공천작업을 주도했다. 오자와가 직접 공천해 배지를 달아준 ‘오자와 칠드런’이 중의원과 참의원을 합해 120명에 달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집권당이 된 민주당에서 최대 계파를 갖게 된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31일 오자와를 어떻게 대우하느냐가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차기 총리후보의 각료 및 주요 당직 인선과정의 최대 초점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하토야마 대표는 31일 오자와 대표대행의 중용 가능성에 대해 “선거에 공적이 있는 만큼 내년 참의원 선거를 포함해 오자와씨에게 어떤 일을 맡길 것인지를 생각해 보겠다”고 말해 당 요직에 중용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민주당 내에선 불법 정치자금 수수사건과 관련, 오자와의 비서가 아직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최종 판결이 나오기 전에는 입각이 어려운 만큼 당 간사장을 맡아 내년 7월 참의원 선거에 대비토록 한다는 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오자와를 핵심요직인 간사장에 앉힐 경우 내각(하토야마)과 민주당(오자와)의 이중권력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오자와를 대표대행에 유임시키고 간사장에는 오카다(岡田) 현 간사장을 유임시키거나 다른 실력자를 기용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노련한 오자와는 선거 이후 자신에게 쏟아지는 거취 질문에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최대한 몸을 낮추고 있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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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정부 구성·예산 편성
새 총재 선출·당 재건 고심…

일본 정치권이 새로운 시험대에 섰다.

민주당과 자민당 모두 54년 만의 역사적 여야 정권교체로 형성된 새로운 정치지형에 어떻게 적응할 것이냐가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대대적인 개혁에 앞서 내각 구성과 주요 당직자 인선 등 집권당으로서의 체제 정비에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 총선 후 첫 작업인 인사작업부터 흔들릴 경우 개혁의 앞날까지도 불투명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졸지에 야당으로 전락한 자민당도 ‘만년 여당’의 신화에서 깨어나 이제는 제1야당으로서의 활로를 모색해야 할 상황이다.

◆하토야마의 과제=하토야먀 유키오(鳩山由紀夫) 대표는 30일 총선 승리가 확정된 후 “지금부터가 승부”라고 힘주어 말했다. 정권교체는 ‘형식’일 뿐이며 이제부터 ‘내용’(개혁)을 어떻게 채워 나가느냐가 진짜 승부라는 의미에서다.

하토야마 대표의 첫 시험대는 차기 정부 구성작업이다. 선거기간 내내 자민당식 관료의존 정치를 끝내고 정치의 주도권을 되찾겠다고 한 만큼 거기에 걸맞게 참신하고 능력 있는 인물들을 등용해야 한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 행정경험이나 국정에 대한 전문식견을 갖춘 인재풀이 턱없이 부족하다. 하토야마 대표는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간나오토(菅直人) 양 대표대행 등과 인사문제를 논의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 때문에 당초 31일 중으로 처리하려던 관방장관과 간사장 등의 인선을 총리지명 후로 늦췄다.

공약 실천을 위한 예산편성 문제도 또 다른 관건이다. 민주당은 총선과정에서 당장 내년부터 자녀수당(자녀 1인당 월2만6000엔)을 지급하겠고 공약했다. 연간 5조3000억엔의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 이를 충당하기 위해선 자민당 정권이 그려놓은 2010년도 예산안 밑그림을 다시 그려야 한다. 이는 여당으로서 국정운영이나 예산편성 경험이 없는 민주당으로선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특히 예산재편성 과정에서 관료나 이해집단의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존망의 기로에 선 자민당=자민당은 창당 이래 최대 위기에 빠졌다. 이번에 확보한 119개 의석은 과거 최저 의석이었던 223석(2000년)보다도 적다. 1993년 호소가와 내각시절 잠시 야당 생활을 했지만 그때는 그래도 제1당의 자리는 유지했기 때문에 이번 패배는 그만큼 충격이 크다.

자민당은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가 총재직 사퇴의사를 밝힌 만큼 가급적 빠른 시일 내 새 총재를 뽑아 당재건에 나서야 한다.

자민당이 민주당의 독주를 견제할 체제를 빨리 만들지 못할 경우 최악의 경우 존립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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